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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필름에서 카메라에 이르기까지-후지필름

이야기/카메라

by 용박사 2017. 3. 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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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후지필름이 유명해진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화장품입니다. 후지필름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사진용 필름 제조와 함께 본다면 전혀 개연성이 없어보일법한 두 가지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 두 제품 모두 '화학'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후지필름도 한 때 익히 알고 계시듯 카메라를 왕성하게 만들어냈고 현재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꾸준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후지필름의  시작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셀룰로이드 주식회사의 사진필름 부분을 분할하여 후지사진필름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입니다. 우리 땅을 강제점령한 일제의 공포정치가 한창이던 시절 일본은 감광재료를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태평양 전쟁이 끝을 향해 치닫던 1944년 후지는 한 광학유리 생산회사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광학기기 생산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이듬해 일본이 패전을 선언한 이후 군수용 물품의 수요가 대폭 줄어들자 민수용 시장으로 눈을 돌려 50년대에 접어들면서 6x6 판형의 중형카메라인 후지카를 선보이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입니다. 이 때 등장하는 렌즈 브랜드가 바로 후지논 렌즈입니다.(Fujinon) 후지논렌즈는 최근에도 방송용 ENG카메라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후지는 이외에도 쌍안경, 확대기, 프로젝터 등은 물론이고 파노라마 전용카메라와 소형 P&S 카메라 등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의 제품들을 쏟아내며 사세를 키워갑니다. 이 와중에 필름 역시 코닥과 함께 양강체제를 형성하며 숱한 유럽브랜드를 밀어내고 올림픽과 월드컵 공식 후원사 등의 자리를 지켜냅니다.

후지카SE

 

이 와중에 제록스와 사무기기 사업도 시작하게 됩니다. 산업의 전후방 효과를 보면 사무기기도 광학산업과 연관된 부분이 많은 분야이므로 광학 회사들이 이들 분야와 연관된 활동들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캐논도 복합기를 만들고 있고 코니카미놀타도 마찬가지입니다. 니콘은 반도체 생산설비중 노광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고 각종 생산시설의 검품장비에도 이들 브랜드에서 생산한 렌즈나 측정기기들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글을 이어가는 막간을 이용해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내용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세계의 사진필름 시장을 주름잡던 두 메이저회사. 바로 후지와 코닥입니다. 여기에 유럽산 코니카와 아그파 일포드 등이 있었고 국산은 현대칼라가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필름시장에서도 코닥과 후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코닥과 후지를 국내에 들여온 회사들이 있습니다. 혹시 어딘지 아시는 분 계실까요. 아신다면 아재일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웃자고 한 소립니다.

코닥은 두산그룹이, 후지는 롯데그룹이 들여오게 됩니다. 코닥을 들여온 두산그룹은 감광재료 수입 및 현상소 운영을 통해 수익구조를 만든 반면 후지를 들여온 롯데그룹은 제조시설을 갖추고 필름을 생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는 후지를 달고 있지만 메이드인 코리아 후지필름이 꽤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던 오토오토의 경우도 메이드인 코리아였습니다.

이런 후지필름도 줄어드는 사진용 감광재료 시장에서는 더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었는지 현재는 뷰티제품으로 더 유명세를 타는 분위기입니다. 코닥은 아시다시피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넜지 말입니다.

그래서 2000년대 들면서 후지필름의 변화에 대한 노력은 각광을 받기 시작합니다. 디지털카메라도 기존에는 니콘의 바디를 가져다가 센서와 이미지 처리프로세서 등을 설계해 만드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엔 DSLR 시장을 버리고 하이엔드 똑딱이 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반면 코닥은 니콘과 캐논으로부터 바디를 공급받아 DSLR카메라를 만들었으나 안드로메다 격인 판매가격과 워낙 비경제적인 조작성 등으로 인해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맙니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습니다. 

본의아니게 후지 이야기를 하다보니 맞수인 코닥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코닥 이야기는 조만간 또 다른 글을 통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은 후지만큼 카메라 업계에서 다양한 소비재 상품을 만들어 낸 기업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많은 수의 제품과 다양한 카테고리를 섭렵한듯 합니다.  

추가적인 쓸데없는 궁금증입니다만 후지가 만든 후지카 카메라는 옛날(?)에 많이 쓰이던 후지카 난로와는 관계가 있을지 없을지 이부분도 참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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