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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카메라 역사 훑어보기

이야기/카메라

by 용박사 2017. 3. 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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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카메라에 대해서만큼은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입니다. 여기서 특이한 이력이라고 평하기 위한 기준은 주류 카메라업계가 되겠습니다. 기존의 카메라업체들은 카메라의 본류인 카메라옵스큐라, 즉 바늘구멍 사진기 수준의 해상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갖은 노력의 방편으로 각종 암석과 광물질들을 더하고 빼는 과정을 거쳐 터득한 노하우로 렌즈를 만들고 그 렌즈기술을 바탕으로 셔터박스 역할을 하는 카메라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소니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소 독특하게 보일 수 있는 이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소니는(미놀타를 제외한 순수 소니) 전자회사의 면모를 자랑이라도 하듯 카메라 처녀작을 디지털카메라로 선보입니다. 1981년 선보인 마비카가 바로 그것입니다. 마비카는 '마그네틱 비디오 카메라'를 줄인말입니다. 여담이지만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공부하다보면 이런식의 축약형 표현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대표적인게 편의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어로 컨비니언스 스토어를 일본어로 발음하기 편하도록 축약해 놓은 것이 일본어 편의점인 '콤비니'라고 하는 사실을 처음 접하고는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기존방식의 카메라 촬상소자가 화학적 은염방식인 필름이었다면 소니가 선보인 마비카는 CCD 센서를 탑재하면서 진정한 디지털카메라다운 모습에 좀 더 가깝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만 저장매체가 지금처럼 첨단화 되어있지 않았으므로 플로피디스크를 작게 만든것 처럼 생긴 마비카 전용 저장매체에만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촬영된 이미지를 전화선을 통해 전송할 수도 있도록 했고 이미지의 톤을 수정할 수도 있도록 하는 등 현대의 이미지 수정 및 전송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을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마비카는 높이 평가할만한 시도입니다. 


마비카가 소니 디지털카메라의 시조새라면 이후 등장하는 사이버샷 시리즈는 본격적인 종번식에 들어간 조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707, 717 등 전설의 명기들 역시 저런 혁신의 기조에서 탄생한 모델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니는 사실 80년대를 휩쓴 혁신의 아이콘입니다. 이는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워크맨과 CD플레이어, MD등 현시대의 애플에 버금갈만한 브랜드였고 소니가 선보이는 신제품에는 여지없이 박수갈채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때론 기술우위적 자만심에 빠져 시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오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소비자용 비디오 시장에서 그랬고 오디오 시장에서도 그랬으며 최근까지 영상일부 장비에서도 이른바 '독자적'인 방식을 고수하다가 소비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방향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런 소니가 2006년 카메라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결정을 합니다. 당시 '코니카미놀타' 브랜드로 영업중이던 '미놀타'를 인수한 것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봤을때 어쩌면 미놀타가 백기투항하고 본인들을 거둬줄 흑기사를 찾고 있던 중 소니를 만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건 개인적 견해입니다.) 자연스레 미놀타의 알파 브랜드를 인수하게 되면서 알파의 가치를 소니의 정체성과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 여튼 a9000이라는 베스트셀러를 둔 알파 브랜드를 영입하면서 소니의 카메라시장 전략이 두가지 방향으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사이버샷으로 대변되는 똑딱이, 비싼똑딱이 류의 카메라군과 알파로 통칭할 수 있는 렌즈교환식 고급기시장으로 말입니다.

 

알파 인수합병으로 인해 사이버샷은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미놀타와 합치기 이전에도 칼자이즈 렌즈와는 꾸준히 협업을 진행해오던 소니였고 기기적인 특성이야 미놀타보다 소니가 훨씬 우수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다만 모든 공산품의 제품사이클이 그렇듯 플래그십 기종에서부터 먼저 채택된 고급사양이 차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급기로 확대되기 마련입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이고보면 사이버샷 역시 알파로부터 고급기가 갖춰야할 일부 특성에 대한 수혈을 받은건 사실인듯 합니다.

 

소니 알파는 대 변혁의 시대를 맞습니다. 소니가 처음 내놓은 DSLR은 알파100입니다. 당시 니콘에서는 D80, 캐논에서는 350D 정도의 모델들이 보급형 DSLR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저도 당시 니콘에 재직중인 때라서 D80을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홍보에 열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소니의 알파100은 사양만으로 놓고 본다면 '가능성'을 보여주는 역할론에 충실했을지는 몰라도 '상품성' 측면에서 우수한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소니가 선보인 교환렌즈군도 부족했을뿐더러 AF는 마치 알파9000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놓은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느리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뿜어냈습니다. 

 

이랬던 소니가 a300과 a350을 지나면서 분명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시장을 바꿔보자는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 소니는 판을 뒤흔드는 제안을 시장에 던집니다. 두가지 키워드 '미러리스'와 'DSLT'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전에 니콘의 100년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로 대변되는 주류 카메라시장의 흐름에서 니콘이 틈바구니에라도 끼어들기 위해 택한 전략이 바로 판흔들기였습니다. 기존의 가치관과 다른 방식의 제안을 던지고 승부를 보았는데 소니 역시 마찬가지 전략을 구사한 것입니다.  (참고: 니콘 100주년 이야기 http://baksatv.tistory.com/36 )

 

그리고 이 전략은 소니에게 회심의 한방이었음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시장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미러리스 시리즈인 NEX 최초모델을 공개하자마자 기존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음은 물론이고 새롭게 내놓는 제품마다 히트작반열에 올려놓으며 일약 시장 지배자인 1위 캐논의 시장점유율을 바짝 뒤쫓는 스타덤에 오르게 됩니다. (니콘은 이미 앞지른지 오래라서 비교의 대상이 아닌 상황입니다.)

게다가 소니의 미러리스는 각종 어댑터를 장착하여 타 메이커의 다양한 렌즈를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차기작에 일정부분 반영되어 출시되는 선순환 구조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단점도 있습니다. 카메라 라인업이 많아지다보니 중고가격 방어가 안된다는 불만과 너무 잦은 신모델 출시로 인한 피로감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소니의 카메라사업은 그룹사 전체의 차원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사업임이 분명합니다. 사진을 거쳐 영상으로 넘어가는 시장의 흐름에 있어 소니는 다시한 번 좋은 기회를 만난것입니다. 애초에 비디오카메라 시장에서 넘볼 수 없는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니이기에 비디오카메라의 다양한 응축기술을 카메라와 접목시키면서 이젠 VDSLR시장에서 캐논과 더불어 2강 체제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미 VDSLR 시장에서 니콘은 후보대상에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영상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향후 영상시장을 중심으로 한 카메라사업 전개에 있어서 소니의 대응과 선제공격의 방식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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