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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나타난 로렌스의 리더십 분석... 정치학적 관점에서

이야기/영화

by 용박사 2020. 8. 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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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포스터


    1.특성론

    영화를 통해 로렌스에 대하여 알 수 있었던 특성을 말 해 보자면 첫째로는 영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인 아랍어를 잘 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똑똑하다는 것. 둘째로 누구도 건널 생각을 하지 못한 사막을 가로질러 갈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결단력이 있으며, 자신의 결단을 굽히지 않고 타인을 설득해 동의를 이끌어 내어 함께 끌고 가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것 정도로 압축하여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2.행위론

   행위론적 관점에서 로렌스는 과업지향적이라기 보다는 관계중심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로렌스에게 부여된 과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파이잘 왕자에게 파견되어 아랍지역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지만 그 과업이 로렌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목표는 아니었다.


 영화만으로는 로렌스가 진정으로 지향했던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아랍의 현지인들과 깊은 교제를 나누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때로는 아랍세계의 질서를 거스르면서 까지도 관계 지향적인 행동을 보인 예들로 보아 로렌스는 관계 지향적 행위를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두 노예청년을 허락한 것이다. 아랍인들이 관례상 안된다고 말렸지만 로렌스는 그 청년들이 자신의 하인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한다. 또한 야간행군도중 사라진 한 명의 병사를 찾기 위해서 단신으로 뒤돌아서는 모습에서도 이런 행위의 특성을 잘 엿볼 수 있다. 물론 이 사건은 특성론에서  주장하는 내재론자의 특성과도 일치한다. “정해진건 없다.”라는 이 명대사(?) 속에 로렌스의 내재론자적 특성과 관계 지향적 행위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위론에서 또 한가지 관찰 대상이었던 의사결정과정과 관련된 행위를 살펴보자면 추종자 참여의 정도와 의사결정과정의 위임정도 모두에서 로렌스는 그다지 개방적이지 않았다.

 

 

 

3.상황론

 

  상황론에서 로렌스와 관련해 가장 주의 깊게 살펴 본 것은 목표-경로이론이다. 성숙도 이론의 경우 영화에서 등장하는 많은 아랍인들이 리더십요인을 대체할만한 역량이 부족하므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특히 부족장으로 등장하는 알리와 아우다의 경우에서 알리는 나름대로 생각은 있는 듯 하지만 리더라는 짐을 지고 가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아우다의 경우 등장할 때마다 자신의 부족 이름인 호웨이탓을 거들먹 거리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상 머리에 별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한 인물로 비춰진다.

 

 영화 말미에 아랍권의 범 정치세력화를 논의하는 자리에서조차도 아우다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런 아우다에게 로렌스가 가졌던 리더십을 온전히 이양할 수 있었을까? 이런 점에서 성숙도 이론을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리더십 대체이론의 경우 역시 로렌스를 분석하는데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전쟁상황이라는 자체가 구조화된 과업수행이 어려운데다 로렌스를 대체할만한 리더십이 등장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오히려 파이잘 왕자로부터 전권을 이양 받게 됨으로써 리더십 촉진요인이 부가되었을 뿐이다. 

 

   로렌스와 목표-경로 이론의 만남은 단순하고 무식한 호웨이탓의 족장인 아우다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터키에서 주는 금으로 먹고사는 호웨이탓 족속과 족장 아우다를 로렌스 특유의 화법으로 인해 터키로부터 등을 돌리고, 아카바를 향한 전투에 함께 하게 만든다. 

 

 동맹군으로 함께 전투에 임하게 될 알리 족장의 족속과 별로 안 친했던 호웨이탓을 끌어들이기 위해 로렌스가 쓴 방법이 바로 목표-경로 이론과 맞아떨어진다. “터키에서 주는 금보다 더 많은 금을 주겠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하겠다.” 등의 이야기를 통해 아우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것이다.

 

  정리해 보자면 호웨이탓은 전쟁에는 자신이 있는 민족이었다. 그런데 무기와 돈이 부족했다. 그래서 로렌스는 자신과 함께 할 경우 받게될 보상인 무기와 금덩어리에 대한 약속을 한다. 그리고 호웨이탓과 아우다는 이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므로 동기가 높아졌다. 물론 아카바에서 금이 없었을 때 호웨이탓 부족으로부터 인정받던 리더십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로렌스 특유의 화법과 또 다른 보상의 제시로 무사히 넘어간다.

 

  4.리더-추종자 관계론

 

   로렌스를 따르는 극중 추종자들의 대부분의 유형은 순응형이다. 물론 때에 따라 비판적, 혹은 지시 거부적 입장을 띠는 경우도 있다 하겠으나 그러한 경우보다는 로렌스의 명령과 지시를 잘 따르며 목표를 향해 전진해 가는 순응형에 속하는 경우의 비율이 더 높다 할 수 있다. LMX발전단계에 다른 분석을 시도해 보자면 이방인 단계에서는(알리나 아우다나 공통적인 점이다.) 파이잘 왕자에게 일정 권한을 부여받은 영국군으로서의 역할에 한정된다.

 

  이는 실제 로렌스가 스스로 행동할 때에 그 역할에 한정해서 행동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동행하는 사람들 즉, 알리와 그 부족들 그리고 아우다와 그 부족들은 분명 로렌스를 역할관계로 한정했다. 그러나 로렌스와의 대화 및 설득을 통해 면식단계로 접어든다. 이 과정에서 아우다와 로렌스는 서로를 시험하게 된다. 길게 잡으면 아카바 점령이후 로렌스가 카이로로 돌아가 아우다에게 약속한 금화를 가져오는 때까지가 될 것이고, 이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는다면 아카바 점령전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투 이후 로렌스의 약속이 이행된 후 전개된 성숙한 파트너십의 단계이다. 로렌스가 아랍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영국군 상관이 의문을 품지만 로렌스는 “아랍인들이 나를 보러 와 줄 것이다.” 라며 자신감을 표하는데 이는 아랍인들과 이미 성숙한 파트너십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5.카리스마적 리더십

 

 로렌스에게 있어서 카리스마적 리더십은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큰 특징중 하나인 비전제시를 이행했고 비전을 목표화 시켜서 성취해 냈기 때문이다.

 

  무엇이 비전이고 무엇이 목표였을까? 첫째로 무력한 파이잘 왕자에게서 단 50명의 병력으로 죽음의 사막을 건너 아카바를 점령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물론 이것을 구체적인 목표라고 지정할 수도 있겠지만 목표라고 하기엔 알리족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호웨이탓 족속에게도 아카바를 정복하자는 같은 비전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비전을 쟁취하기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조건들을 제시한다. 여기서 제시한 구체적 사항들은 목표로 간주해도 별 상관이 없을지 모르겠으나 호웨이탓에게 제시한 아카바 점령과 터키로부터의 원조중단 요구는 역시 호웨이탓 족속에게는 완벽하게 성취될 수 없는 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로렌스는 이 두 부족을 이끌고 죽음의 사막을 건너 비전을 목표화 시켰으며 그 목표를 달성해 낸다.

 

  아랍인들이 보기에는 정말 비범한 일을 해낸 것이다. 사막에서 평생을 살아온 아랍인 그 누구도 감히 건널 생각을 하지 못했던 사막을 건넜으며 막강한 터키군이 점령하고 있던 아카바라는 도시를 너무도 쉽게 함락시킨 것이다. 또 한가지 행군중에 두 부족간의 갈등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살인범이 로렌스 자신이 구해준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그를 처단한다.

 

  로렌스가 피를 보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있던 양 부족에게 그것은 로렌스에 대한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특히 알리족의 입장에서는 로렌스 자신이 구해준 사람을 과연 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표정들이 튀어나왔지만 머뭇거림 없는 로렌스의 처단은 알리족 사람들에게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임이 분명하다.

 

6.전략적 리더십

 

 전략적 리더십에 등장하는 여러 유형들 중 로렌스의 리더십을 설명할 수 있는 유형은 참여적 혁신형이다. 로렌스는 강한 통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터키군 열차 탈취사건 후에 호웨이탓 부족이 떠나지만 로렌스는 붙잡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거리를 던져준다. 하지만 도전거리가 떨어진 후에는 즉, 전투가 삶이었던 호웨이탓 부족에게 더 이상의 전투꺼리 제공이 어렵다면 그것은 전략적 리더십 발휘가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떠나간 호웨이탓은 후에 로렌스가 아랍으로 복귀할때에 아우다를 앞세워 가장 큰 환호로 로렌스를 맞이한다. 이는 특성론에서 언급했던 관계지향적 리더십에서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7.리더십 실패 - 결론

 

   로렌스의 리더십은 결국 실패로 그 끝을 맺는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저정도면 상당히 성공한 리더십이네...”를 외치던 나는 영화가 끝을 맺을 무렵 입을 다물고 있어야만 했다.

 

 

 

★로렌스 리더십의 수준별 실패요인

 

 ◎개인적 수준

   ․로렌스 본인의 본국 송환에 따른 리더십 직위에서의 탈락요인발생

   ․아랍민들의 독립(자치)정부 구성의지 미약, 다마스커스 정복이후 아랍민들의 흩어짐

   ․자치의지가 없는 아랍인들의 반응으로인한 로렌스자신의 자신감 상실

 ◎집단적 수준

   ․다마스커스 점령이후 로렌스 리더십의 주 구성원인 두 부족의 이탈

   ․무정부상태에 이른 아랍 부족들 지도자들간의 불만폭발과 로렌스에 대한 신뢰감저하

 ◎조직적 수준

   ․아랍인들의 비전의 결여

 

     로렌스의 리더십 실패 원인을 압축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위와 같다. 여기에 로렌스 자신의 개인관리 소홀로 인한 영국군 지도부와의 마찰도 리더십 실패에 큰 일조를 했다. 애초에 영국군인 신분이었으므로 계통상에 있는 사람들, 특히 자신의 상급자들로 부터는 확실한 총애를 받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반응을 강하게 내 비치게 되면서 영국군 상부로부터 일종의 견제를 받게된다.

 

  결국 이것이 원인이 되어 본국 송환에 이르게 되고, 이는 리더십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원인은 잘못된 구조의 방치에 있다 하겠다. 애초부터 로렌스라는 인물이 중심에 서 있지 않으면 붕괴되기 쉬운 구조의 조직2)이라는 특징이 바로 그것이다. 리더는 HUB의 역할을 감당한다. 그리고 그 허브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면서 동시에 자신의 추종자 내지는 자신의 휘하에 있는 사람들을 엮어 나가는 작업이 실행 되었어야 하지만 로렌스는 대표적으로 자신을 따르던 두 부족조차 엮어내지 못했다.

 

 비록 그 두 부족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을지언정 함께 목숨을 걸고 전투를 한 경험까지 있는 정도의 사이라면 분명 연계될 수 있었음에도 로렌스는 그것을 시도하지 않았다. 따라서 추종자들간의 연계가 전혀 없는 아랍의 여러 부족들은 HUB인 로렌스가 본국으로 송환되자 성냥개비 탑이 무너지듯이 자치정부 수립이 붕괴되고 말았다.

 

   분명 로렌스는 타고난 특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리더십 기본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역량은 로렌스의 관계지향적 행위들을 통해 추종자들로부터 리더십을 인정받게 되었다. 이에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요소들이 더해져 로렌스의 리더십은 극에 달한다. 

 

  로렌스가 제시한 보상과 그것의 실현, 비전제시와 비전의 목표화, 그리고 목표의 성취 역시 로렌스의 카리스마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로렌스 자신의 리더십 직위에대한 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결국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서 탈락을 하게 되었고 이는 그간 로렌스 자신이 이루었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앗아갔다. 로렌스는 실패한 리더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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