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는 넓은 범위에서 유리가공품입니다. 광학적인 특성에 따라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최적화된 가공방식을 적용하여 생산되는 것이 바로 카메라용 렌즈입니다. 그런데 이런 카메라용 렌즈를 생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지간한 공산품들 모두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공통점인듯 합니다.
실제로 제가 니콘이미징코리아에서 근무할 당시 일본 본사쪽에 50mm 1.8 렌즈와 35mm 1.8 렌즈의 공급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온 대답은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안정적인 수량증대를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의 생산스케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야 요청했던 수량에 근접한 물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카메라용 렌즈 생산을 위한 다양한 요인들이 상당히 복잡 다단하게 얽혀있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렌즈용 유리는 석영 등의 원재료를 분말상태로 가공하는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열처리 후 덩어리로 만들어진 원물을 가지고 몇 단계의 연마과정을 거치면서 곱고 반짝거리는 렌즈의 표면으로 만들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다듬어진 원물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카메라용 렌즈로 사용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카메라용 렌즈를 유심히 보신 분이라면 익히 알고계시듯 렌즈가 덜렁 한 장의 유리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 렌즈 내부에는 저분산렌즈를 비롯한 각종 광학적 보정렌즈들이 촘촘히 배열되어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보다 또렷한 사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여러장의 렌즈들을 설계에 따라 배열하여 하나의 완결된 조합으로 만드는 과정이 어찌보면 가장 큰 노하우일 것입니다.
연마과정이 끝난 렌즈는 편심(편향)과 치수 및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외곽을 한 번 더 깎아주는 과정을 거쳐 1차 완성단계에 접어듭니다. 이후에는 빛의 반사를 억제하거나 색수차를 줄이는 등의 목적으로 렌즈의 표면에 얇은 막을 코팅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대개의 경우 렌즈코팅은 진공상태의 가공기계에서 화학원료들을 렌즈표면에 증착하는 방식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수동 카메라 시절인 60년대 ~70년대에 생산된 렌즈들을 보면 간혹 곰팡이가 핀 렌즈들을 볼 수 있는데 예전에는 렌즈 코팅시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화학물질로 코팅을 했다고도 합니다. 따라서 온도와 습도조건만 맞으면 렌즈 코팅성분을 먹이삼아 곰팡이가 자라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성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김에 한가지 더 이야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과거 렌즈생산시 석영이나 규소 화합물 등 외에도 납과 비소 등의 물질을 혼합해 렌즈를 생산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규제가 날로 심해지고 소비자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지면서부터는 발암물질로 판명된 물질들에 대해서는 배제하여 생산하고 있는 제조사가 많은듯 합니다. 사실 이건 일일이 확인할 수 없을 뿐더러 정부에서 규제하지 않는다면 굳이 제조사에서 알아서 개선해 나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렌즈의 경통 내부에 위치한 렌즈알에 발암물질을 섞었다고 한들 인체와 접촉이 일어나기도 힘들고 누군가 분해해서 성분검사를 해보기 전까지는 알려지기도 힘든 내용일테니 말입니다. 어쨌든 제조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환영할만한 일임은 분명합니다.
아래 니콘에서 소개하는 니코르렌즈 생산과정 영상을 보시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시는 것도 좋지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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